스물 여섯을 앞두고 마음에 벅찬 감격이 차오르던 어느 겨울 밤,
민채네 사과 페이지에 '민채'가 '사과' 이야기를 전하는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스물여섯 생일을 3일 앞둔 오전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1월부터 찾아뵐께요~" 하고 저만 보이는 꽃미소도 날렸더랍니다.
저는 벌써 한 분기 더 자라 완연한 스물여섯이 되었고, 보일러 빵빵틀어 따땃하던 방바닥은 어느새 시원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요.
한계절 지나 이 예쁜 봄에 인사전해요.
다짐은 가물가물하지만 오늘처럼 뜨거운 열정이 저를 가득 채웠던 그밤에- 매주 수요일에 글을 써야지. 하고 생각했었. 했었었더랬죠.
정말 저는 제가 수요일의 아가씨가 되는 줄 알았어요, ㅎㅎㅎㅎ 이제와서야 - 언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지 않았던 한계절 어린 저에게 고마운 밤이예요.
( 오래전, 인터넷에서 발견하고 저장해두었어요. 사과로 사랑을 전해요)
이야기 하나 _ 시간이 정해진 약속에 대한 이야기
저희아빠는 목청이 엄청나게 큰데요 , 한번은, 아직 해가 남아있던 이른 저녁 필요한 문구용품을 사러 아빠와 함께 문구점엘 갔어요.
그날 문구점은 불은 켜진채로 문이 닫혀있었고, 발을 동동거리며 어떡하냐는 제 말에 딸바보 아빠는 문앞에서 "계세요~~~~" 를 외쳤습니다. 엄청크게요.
얼마나 큰 목청이었냐면요 , 길건너 맞은편 슈퍼에서 주인아주머니가 "예~~~" 하며 달려오셨어요.
"예~" 아주머니도 "계세요?" 아빠만큼 소리가 컸고, 저는 그 못지않은 웃음소리를 온 길가에 퍼뜨리다 돌아왔습니다.
아무튼 큰 목청의 아빠는 한껏 더 열띈 표정으로 <생산자에게서 소비자로 바로 전달되는 직거래> 방법을 자부하시는데요,
" 민채네사과의 강점 하나! 100% 직거래!! " 라고 우렁차게 외치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있으면 문구점과 슈퍼사이의 목청대결 생각에 웃음이 나옵니다.
직거래를 통해 전국 곳곳에 계신 반가운 이름들, 인연들이 늘어가니 참 좋은 방법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사과 물량이 많은 수확철(가을)에는 민채네가 이용하는 현* 택배 회사에서 택배 트럭이 와서 사과를 실어가고
요즘처럼 하루 물량이 적은 날에는 저희가 택배회사에 사과를 실어다 드립니다.
그렇게 민채네 사과밭을 출발한 사과는 하루지나면 사과를 주문한 각 가정에 전달되어요. 98% 정도의 확률로요.
사과를 매일 보내다보니, 택배회사에서 하루만에 전달되지 않는 2% 정도의 경우를 마주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 2%중에 일부가 같은 지역의 지연이라는 사실에 종종 마음을 동동구르게 합니다.
"택배 회사를 바꿀까?" , "그 지역만 우체국을 써볼까?" , "그곳은 금요일엔 보내면 안되겠다-" 하면서 , 고민하는 날이 더러 있어요.
저장이 생명인 사과 보관에 마음이 급해 택배회사에 전화 문의를 넣으면 " 오늘 0*시에서 0*시 사이에 배송됩니다." 하는 답이 돌아와요.
그러고나면 저희도, 사과를 주문해주신 가정에서도 약속한 **시만을 기다리는데 조금 더 늦게되면 마음에 근심이 밀려옵니다. ㅎㅎㅎㅎ
조금 더 기다리면 도착할텐데, 그런데, 그 "조금"이 항상 염려가 되니 말이예요.
아빠와 엄마의 걱정을 옆에서 바라보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 저는 그시간에 사과가 어디쯤에 있을까~ 야속한 생각이 들어요.
제때에 식사가 어려운 직업, 참으로 힘들고 소중한 일을 담당해주시는 분임을 알면서도 , 약속한 시간만 내세우게 되고요.
그런데 - 1월부터 글을 쓰겠다 약속하고 굉장히 느리게 찾아온 제 시간 앞에,
다시금 매일의 약속을 지키며 우리의 사과를 전달해주시는 운송업 아저씨들께 존경의 마음을 지녀봅니다.
또 2% 정도의 배송지연에도 끄떡없는 사랑으로 너그럽게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만들어주시는 민채네의 평화가 감사해요.
요 몇일 벗님의 가정으로 사과가 연달아 몇번 늦게 도착했다는 소식에 염려스러운 마음을 마주하며 이렇게 귀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랑하는 사과 왕 민채네 코코) (민채네의 사과이짜나님과 그의 아내) (민채네 민채, 저예요)
이야기둘_ "사과 있짜나~~~"
딸기, 메론, 복숭아, 포도, 감, 배, 망고, 체리, 자두, 참외, 수박 ...........
세상에 얼마나 많은 과일이 존재하는지 알고있어요. 그리고 얼마나 맛있는지 알고있어요.
그래서 종종 "과일 사다 먹자~"고 얘기하는데요 그때마다 목청이 좋은 우리 아빠는 "사과 이짜나~~~~^.^" 합니다.
진짜 사과가 있어서 그런지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커요. 가진자의 여유인가요.
"아니, 과일 사먹자니까" 하고 얘기하면 아빠는 "그래 사과이짜나~~~ 사과 갖다줘야겠다" 합니다.
아정말. 사과 말고 색색별 예쁜 과일이 먹고싶어지는 날이 있다는걸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요?
정말 요즘, 사과를 매일 먹고있어요.
저는 아침에 사과와 양배추를 갈아마셔요. 엄마와 아빠는 사과를 잘라서 아삭아삭 먹고요.
떨어지기 무섭게 사과쨈을 만들어 두는데 사과 9개를 잘라 만들면 작은 병 두개가 나와요.
또 블로거 "꿈꾸는 할머니"의 레시피로 사과빵도 만들어 먹고, 쉬운레시피 "셰므아" 님의 레시피로 사과파이도 만들어 먹구요.
구운 사과가 위에 좋다해서 사과를 통째로 오븐에 구워먹어 보기도 했어요.
그래두, 사과 말고 " 진짜 과일ㅎㅎㅎ " 이 생각나는 저, 너무나 일반적인 식욕인거지요~? ㅎㅎㅎㅎ
(지금 스물넷 동생이 열아홉 시절, 함께 사과차를 만들던 저녁이예요)
오늘의 사과이야기 _ About Apple _ 사과 레시피 "사과 칸쵸" 와 "사과아이스크림"
일요일 오전에 성당다녀와 점심 먹고나면 저녁까지 빵을 굽는데, 그시간이 참 좋아요.
통밀을 사용해서 식사빵으로 먹을 식빵, 바게트, 베이글 등을 주로 굽는데 어제는 검은깨, 두부, 초코를 가지고 쿠키들도 만들어봤어요.
그런데 - 칸쵸를 만들었더니 , 알고있는 그 동물그려진 과자랑 비슷하더라구요! 맛있어요!
사과를 조려넣어도 맛있을것 같아서, 나만 알기 아쉬운 맛있는 사과 레시피를 두개 전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 합니다. 총총,
1. 사과 칸쵸 20개
< 재료 : 버터 50g (저는 버터를 5g 넣었어요. 맛있어요! 안넣음 안될것같고, 넣자니 날씬하고싶고 해서요ㅎㅎ 레시피대로 50g 넣으면 더 촉촉할꺼예요)
설탕 30g (저는 역시 설탕을 15g만 넣었어요. 맛있어요! 안넣음 안될것같고, 넣자니 날씬하고 싶고ㅎㅎ 레시피대로 30g 넣으면 더 달달할꺼예요)
계란 20g, 통밀가루 90g (밀가루), 민채네 조린사과 1개분량 (사과를 작게 다져 센불에 조려 수분을 날려주세요! 달달한것 좋아하시면 설탕 조금!)
ㄱ. 버터를 중탕해서 오일로 만들어 주세용
ㄴ. 밀가루를 체쳐 주세용 (저는 두번 체쳐요. 조금 더 미세한 입자가 되는데, 참 예뻐요)
ㄷ. 설탕과 밀가루를 섞고 계란을 넣어 낱가루가 보이지 않게 섞어주세요
ㄹ. 버터도 넣고 섞어주세요
ㅁ. 반죽을 냉장고에서 20-30분 쉬게할 동안 사과를 다져 센불에 조려주세요
ㅂ. 반죽을 동글동글하게 빚어 ( 반죽이 질어요, 덧가루를 팍팍! ) 송편빚듯 가운데 홈을 내어 사과조림을 넣고 동글동글 뭉쳐주세요.
ㅅ. 오븐에서 200도 20분 ! 완성 :) 이어용 ( 저희집 오븐은 굉장하게 미니 오븐인데요, 그래서 220도로 했어요)
** 굽는 과정에서 조금 칸쵸가 통통해지니, 작고 귀여운 얼굴을 좋아하신다면 작게 빚어주세요.
o. 맛있게 드세용~
2. 사과 양배추 요거트 아이스크림 (본죽 통으로 꽉채운 한통 분량)
: 위에 좋고 피부에 좋은 아이들만 넣어서 (생크림도, 설탕도, 우유도, 그 무엇도 안넣어)
이태리에서 혹은 터키에서 혹은 가로수길 어디에서 먹은 맛은 아닐꺼예요.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아시려나요 기쁘고 예뻐지는 맛이예요, 장수의 맛인가.....?
< 재료 : 민채네사과 4알, 양배추 4잎, 플레인요거트 2개 (90g*2개) >
ㄱ. 사과랑 양배추를 깨끗하게 씻어 준비해 주세요
ㄴ. 믹서에 사과랑 양배추를 곱게 갈아요
ㄷ. 요거트를 섞어주세요 (저는 당이 든 요거트여서 설탕은 따로 안넣었어요. 풍문으로 들었는데, 설탕을 줄이면 배가 날씬해진대요 ㅎㅎㅎㅎ)
ㄹ. 냉동실에 얼려 1시간 30분에 한번씩 곱게 섞어 주세요. (꽝꽝 언 얼음이 되지 않게요!)
ㅁ. 예쁘게 떠서 맛있게 드세용 :) 완성!
** 저도 지금 'ㄹ'의 단계를 하는 중이예요, 2번 저어뒀는데 벌써부터 맛있어요!. 내일 아침에 먹을 생각이예요!
**** 저도 잊지 않고있어요. 지금이 4월이고 여전히 4월이라는 '사실'을 말이예요. 더불어 저도 함께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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