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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채네 소식

2016년 민채네사과 수확이 다가왔습니다.

 

 

그 어떤 한낮의 강렬한 온기도 민채네 사과밭 꼭대기의 바람과 서늘한 기온앞에 맥을 못추던 예년의 여름을 기억해요.

여름의 한 가운데서 몇일정도 "오늘 더운날이구나~" 하고

계곡으로 발담그러 총총 다녀오면 여름이 마무리 되었었어요. 정말.

 

그런데 올해는 - 식사준비하는 조리대앞에서 엄마가 말했습니다.

"에어컨을 사야겠어, 그리고 주방에 둬야겠어." 하고요.  정말 더운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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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저곳도 더웠던 올해, 곳곳에서 힘겹게 여름을 나셨을 민채네 벗님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더위에도 - 그 무엇에도 건강하셨기를, 그리고 지금도 건강한 웃음을 나누는 여름 밤이시기를 기도해요.

안녕하셨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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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빠의 예초기가 운명을 달리했어요.

                 (** 풀을 베는일에 사용하는 기계예요. 빠른속도로 움직이는 나일론실이 장착된 기기라는데 -

                     방송 '삼시세끼'를 보셨다면 유해진아저씨도 논둑의 풀을 벨때도 사용하시더라구요)

새 예초기를 구매하러 전주의 농업사를 찾았던 아빠가 싱글벙글 높아진 목소리로 돌아왔습니다.

 

"사과 농사 10여년인데, 농업사 아저씨가 예초기 처음써봤냐고 예초기 사용법을 설명해주는거야~~

 우리 할매가 (아빠는 6남매의 막내라 할머니 연세가 많으실때 낳은 늦둥이여서 엄마를 할매가 하셔요) 어찌나 나를 잘 낳아줘서 .."

 

ㅎㅎㅎㅎㅎ 예초기의 고장이 울아빠 힘 팽기게 했을까 염려했는데

예초기 판매하는 아저씨가 사과농사짓는 울아빠 기운을 솟게 해주었습니다.

할매가 예쁘게 낳아줘 기뻐하는 아빠를 보며 기뻤어요 ㅎㅎㅎㅎ

 

그런데 말이예요 -  저의 눈에는 해를 더할수록 햇빛에 그을리는 엄마 아빠 얼굴이 들어옵니다.

주말에 집에가면 오이 팩을 해드리는데요,

"아이고, 딸 덕분에~ " 하는 엄마아빠 말이  한층 더 그을린 부모님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주는것 같아요.

할매들이 예쁘게 낳아주신 엄마와 아빠인데 말이예요.

 

속상하려는 마음이 깃들려던 찰나 - 해를 더할수록 "농부"가 되어가는 엄마와 아빠의 얼굴이 기뻐졌습니다.

"민채야 비 맞지마~" 하는 엄마가

비오는 날에 옮겨 심어줄 꽃과 작물 생각, 잡초 뽑을 생각에 신나게 밖을 향하는 걸음에서 농부의 삶을 배우고,

오늘의 날씨에 했던 일, 이 계절에 한 일을 기록하는 아빠의 농부 수첩에서 농사를 배워요.

그을린 얼굴이 나의 농부 엄마 아빠가 살아낸 시간임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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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더워서, 유난히도 엄마 아빠의 얼굴이 그을린듯 해서 마음을 졸였던 여름이 지나가는가봐요.

계절의 변화가 이렇게 반갑고 소중한적이 또 있었던가 생각합니다 ^.^

 

민채네 사과밭은

어제(2016. 8. 17) 부터 사과 나무의 사과잎을 따는 작업이 시작되었어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햇빛을 사과가 조금이라도 더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예요.

 

사과 알에 꼭 붙어있는 사과 나무 잎을 따주면 그 자리에 햇빛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사과는 빨간 볼 붉히며 ㅎㅎㅎㅎ 벗을 만난여인이 되는건가 ......?

아무튼,

사과의 빨간 얼굴을 마주하기위해서 사과 옆의 잎을 따주는 일은 민채네 사과농사의 수확전 마지막 농삿일이예요.

수확이 다가온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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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을 증가시키거나 품질을 좋게하기 위하여 농산물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생산한 농산물 "을 GMO (유전자 조작 농산물) 이라 한다.

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알립니다.

 

열한살 초등학교 5학년때, 벼가 자랄 수 있게 잡초 잡아먹는 우렁이를 열심히 풀어주었어요.

그리고, 두둥.

온 동네 백로가 우렁이를 잡아먹어버린 다음날 아침을 맞았습니다.

 

작년 봄엔

몸 속도 예뻐지기를 희망하며 비트를 심었는데요 -  두둥. 고라니가 다 먹어버린 허망한 마음도 맞았어요.

 

 

생산을 감소하는 ㅎㅎㅎㅎㅎ 어쩌면, 생산하지 못한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 저는 백로가 먹고 고라니가 먹는 농산물을 길러내는 농사가

"농산물의 품질을 높이고" 그것을 넘어 "사람을 살리는" 농사라는 것이라 믿고있어요.

 

ㅎㅎㅎ비록 백로와 고라니와 함께 나누어 먹어 - 적게 먹고,

까치, 나방, 그리고 수많은 곤충과 나누어 먹어 사과를 적게 수확하지만-  어렵게 기른만큼 행복해 지리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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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에게 옥수수 다울 수 있는 권리를 주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감자도 감자다울 수 있고, 사과가 사과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채답다" 는 말이 기쁘고, 또 저 답기 위해 부던히 애쓰고 있는 오늘을 사는 이유와 같을꺼예요 ^,^

 

 

올해도 어김없이 -

사과에게 사과다울 수 있는 권리를 주며, 조금 더 농부다워진 엄마 아빠를 보았습니다.

사과 나무의 균형을 위해 한겨울 사과 가지를 쳐내고,

벌을 불러와 사과 꽃이 사과를 맺을 수 있도록 하고, 꽃을 따고 , 열매를 솎고, 사과 잎을 땁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

건강한 먹거리, 사과가 사과 다울 수 있도록 하는 삶을 선택해 주실

민채네 귀한 벗님들을 생각하며 기쁘게 수확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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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민채네의 사과농사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이 땅이 건강할 수 있도록, 사과가 사과다울 수 있도록, 민채네 사과밭의 바람이 햇빛에 지지않고 서늘할 수 있도록

그 모든것을 지키는 농사를 함께 해주시는 벗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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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채네 사과는 8월 말 ~ 9월초 사과가 맛있게 붉어진 날 수확할 예정입니다.

2016년에도 사과 가격은 변동되지 않을 예정이며 -

정확한 안내는 이번주 주말 (2016.8.21) 정도 다시 공지 하겠습니다.

 

건강한 오늘 되시기를 기도해요. :)

 

 

( 오늘 게제하는 그림 두개는, 스물 네살의 동생이 고등학교 2학년 풀무학교 재학중에 그린 그림입니다.

  수확 앞둔 흥겨움처럼 다가와  나누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