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민채네 소식

민채네 사과 2015년 가을 소식입니다.

 

 

 사과밭의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쏜살같이 흘러 가을을 향해 달려갑니다.

여름의 끝자락에 이 계절을 보내는 섭섭함과 가을을 맞이하는 반가움이 마음을 채웁니다.

지나간 계절 속에서 민채네 소식을 기다려주신 많은 분들께 안부 전하지 못하고, 매년 가을이 돼서야 마음을 전합니다.

해가 갈수록 붉어지는 저희의 감사를 가을바람에 실어 보내요. 그간 안녕하셨지요?

 

 

 올해 민채네 사과밭에는 귀한 손님이 여럿 찾아왔습니다.

 

 

 첫 손님은 참새보다 작은 몸집과 그에 두 배는 될 법한 얇고 긴 부리를 가졌던, 알을 낳으러 온 새 부부입니다.

몇날 몇일 사과밭을 드나들며 남편은 부인을 먹이고, 부인은 새끼를 품으며 사랑을 가르쳐주던 부부.                   

작은 몸으로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알을 품는 어미의 강렬한 눈빛에 압도당해 가까이 하지 못한 사이,

새끼들이 깨어나 가족을 이루어 떠나갔습니다.

 

 새 가족이 떠난 자리에 찾아온 “Guest”.

통통한 몸매와 우리집 다섯마리 개들의 삼엄한 경비에도 꿀리지않는 담대함이 돋보이던, 넉살좋은 고양이에게 붙여준 이름입니다.

집 뒤편 산비탈에 자리 잡았던 그녀 혹은 그가 우리 집 신발장에 들어와 유리문 너머로 바라보던 순간

우리는 새가족이 반가웠습니다. 과수원에 쥐가 살거든요.

그런데 이름때문이었을까요? 손님(Guest)은 간다는 인사 없이 몇주 째 외박입니다.

 

 봄에 찾았던 새 가족과 같은 위치 옆자리에 또 다른 새 부부가 찾아와 알을 낳는 경사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겁이 많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었는데 알이 채 부화하기도전 어느날, 온 식구가 떠났습니다.

대체 어디로, 어떻게 간 걸까 아쉬워하다보니 자꾸만 외박중인 Guest가 눈에 선합니다.

 

 

 

 많은 손님이 찾아와 기쁘게 보냈던 봄과 여름이 지나고 벌써 가을입니다.

올해는 민채네 과수원의 어린 나무들이 자라나 청년이 됨에 따라, 사과의 수가 늘어나 어느 해보다 사과가 많습니다.

바라고있으면 벅찬 기쁨이 가득합니다.

잘 자란 사과나무에서 익어가는 사과를 보며, 이 시대 우리나라의 청년들에게도 설렘이 가득한 계절이 오길 희망해봅니다.

 

더불어 언제나 민채네를 찾아주시는 귀한 여러분 가정에 붉은 기쁨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하며,

한분 한분께 마음을 모아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2015.8월 민채네 드림.                            

 

 

 

 

 

(견고하고 안전하면서 색감까지 살려 멋진 집을 지은 그들의 솜씨와, 대저택을 두고 미련없이 떠난 그들의 자유로운 마음을 사진에 담아 전합니다. ^.^)